대형 선박의 연료 소모량
현직 항해사 폴라베어입니다.
아까 초대형 크루즈 선박 글을 보니 연료 얘기가 나오길래
제가 타는 상선 기준으로 살짝 아는 척 좀 해보겠습니다 :)
일단... 제가 승선 중인 선박은 초대형 유조선인데요.
길이가 330미터, 폭이 60미터, 높이가 58미터입니다.
높이는 거주구역을 합친 길이고.. 갑판까지는 30미터정도 됩니다.
저희 배가 쓰는 연료는 두종류로 나누는데요.
FO와 DO입니다.
Fual Oil 과 Diesel Oil입니다.
FO는 벙커라고 부르는 그 것인데..
요즘은 탄소 배출에 민감해서 황 함유량이 0.1% 미만의
제품을 사용하거나, 저감장치를 달아서 사용합니다.
DO는 예전 이름이고 요즘은 MGO(Marine Gas Oil)을
씁니다. (MGO는 특정 상황에서만 씁니다.)
어쨌든 주로 FO를 사용하는데요.
FO가 현재 톤당 200~300달러 정도 하는걸로 압니다.
하루에 사용하는 FO 양은 40~100톤 사이인데요.
일정에 따라 경제속력으로 갈 땐 40톤
일정이 급해서 최고속력으로 갈 땐 100톤 정도 쓰는거죠.
제가 다니는 항로는.. 한국 중동인데
경제속력으로 가면 25일
최고속력으로 가면 20일 정도 소요 됩니다.
중동에서 원유를 싣고 올 때도 좀 더 늦거나 비슷합니다.
빠르면 40일, 늦으면 50일 동안 연료를 소모하는거죠.
어쨌든 적게 잡아도 하루에 40톤.. 300불라고 치면
하루에 연료비만 12,000불이네요...
참고로 2015년 경에 FO가 톤당 8~900불까지 갔었습니다.
그때 연료비 감당 안되서 엎어진 회사들도 있었어요..
이건 제가 탄 선박의 기준이구요.
1~2만 TEU의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들은
더 큰 엔진이 2개...씩 달려있고 속도도 더 빠르게 다니니
연료를 하루에 200톤 넘게 쓰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.
엄청난 소모량이죠.
(아주 최근에 나온 것들은 LNG 연료를 쓰는 것도 있습니다.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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